안녕하세요, ABAP 개발을 하고 있고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키노s입니다.
최근 주업무인 ABAP에 대한 글만 작성했었는데 6/27(금)에 계좌를 봤더니 6/23(월)에 대해 엄청 떨어져 있었습니다.ㅠㅠ
오늘은 저의 아픈 손가락이 된 한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눠볼까 합니다.
바로 스테이블 코인 USDC의 발행사로 유명한 미국의 핀테크 기업, 써클(Circle, CRCL)입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숫자는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불과 보름 전,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부었던 이 종목의 수익률은 이미 +100% 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좀 오바스럽지만 ‘인생 역전’이라는 네 글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다시 한 달 뒤, 제 계좌의 모든 수익은 차갑게 ‘0’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저는 가장 환희에 찼을 때 매도 버튼을 누르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왜 저는 모든 수익을 반납한 지금, 여전히 이 주식을 놓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1. 모두가 열광할 때: 나는 왜 써클에 투자했나?
2025년 6월 6일. 핀테크와 암호화폐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써클이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공모가 $31로 시작한 주식은 시장의 기대를 증명하듯 순식간에 최고 $289.99까지 치솟았습니다.
모든 미디어와 커뮤니티는 써클의 이야기로 가득 찼습니다.
'웹3 시대 금융의 미래', '제도권으로 들어온 디지털 달러' 등 온갖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죠.
저는 이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상장 후 며칠이 지난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분할 매수를 통해 이 뜨거운 파티에 동참했습니다. 제가 투자한 이유는 심플했습니다.
- 성공적인 상장과 시장의 관심
: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기업이기에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했고, 모든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어 단기적인 모멘텀이 강력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 스테이블 코인 'USDC'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수수료와 준비금 운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 매우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2. 보름간의 롤러코스터: +100%에서 0%까지
아래는 저의 실제 매매 기록이 담긴 그래프입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분할 매수를 진행했습니다.
6월 10일 첫 매수를 시작으로, 주가가 오를 때마다 불타기(Pyramiding) 전략으로 비중을 늘려나갔습니다.
6월 23일, 주가가 $289.99라는 믿기지 않는 최고가를 터치했을 때 제 계좌의 수익률은 +100%를 넘어섰습니다.
하루하루 늘어나는 평가금액을 보며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시장의 주인공은 다르구나! 지금의 상승은 시작일 뿐이야. 이걸 팔면 평생 후회할 거야."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짧았습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최고점을 찍은 직후 시장은 예고 없이 찾아온 긴축 우려와 규제 강화라는 찬물에 급격히 냉각되었습니다.
특히 이제 막 상장한 기술주였던 써클은 그 충격을 정면으로 맞았습니다.
'이건 건강한 조정이야'라며 애써 외면했지만, 주가는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습니다. '어, 어?' 하는 사이에 수익률은 반 토막이 났고, 결국 모든 수익을 반납하고 본전(수익률 0%)에 도달하고 말았습니다.
꼭대기에서 팔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공포 속에서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3. 그럼에도, 내가 여전히 써클의 미래를 믿는 이유
지금 제 계좌를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경험을 '실패'가 아닌 '기다림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을 넘어, 제가 여전히 써클의 미래에 희망을 거는 이유는 처음 투자했던 그 이유와 다르지 않습니다.
- ‘신뢰’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
: 결국 디지털 자산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USDC는 규제와 투명성 면에서 경쟁자를 압도합니다. 이는 미래 금융 시장에서 그 어떤 기술보다 강력한 해자(moat)가 될 것입니다. - 미래 금융의 ‘인프라’
: 저는 써클을 단순히 코인 발행사로 보지 않습니다. 국경 없는 결제, 웹3 서비스 등 미래 금융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가올 시대의 ‘금융 VISA 카드’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입니다. - ‘초심’을 상기시키는 공모가($31)
: 한때 주가가 $289.99까지 치솟았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주가는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써클의 공모가는 $31였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주가는 최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입니다.
이는 초기 기관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보면 여전히 매우 성공적인 투자이며, 시장의 광기가 걷힌 후에도 회사의 기본적인 가치 평가는 상장 당시보다 훨씬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지금의 하락은 '가치의 붕괴'가 아닌 '과열된 기대감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4.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것: 투자와 트레이딩의 차이
이번에 겪은 한 달간의 롤러코스터는 저에게 '나는 트레이더인가, 투자자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솔직히 말해, 상장 초기의 열기에 편승해 단기 차익을 얻으려 했던 '트레이더'의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시장은 그런 저의 조급함을 정확히 읽고 비싼 수업료를 청구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가가 폭락하고 모든 수익을 반납한 지금, 저는 오히려 더 차분해졌습니다.
매일 주가 창을 들여다보며 흥분하는 대신, 처음 제가 왜 써클에 투자하려 했는지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시끄러운 ‘가격’의 움직임 뒤에 숨어있는 단단한 ‘가치’를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저의 계획은 단순합니다. 단기적인 주가 예측을 멈추고, 써클이라는 기업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실적과 비즈니스 성과를 꾸준히 추적하며 기업과 동행하는 ‘투자자’ 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의 고통이 미래의 큰 결실을 위한 씨앗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여러분은 비슷한 경험이 없으신가요?
이번 써클의 변동성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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